2026 thebell 스테이블코인 포럼
- 류홍열 비댁스 대표 “규제 불확실성, 왜곡된 디지털자산 생태계 키워”

원화 스테이블코인 상용화의 전제 조건은 무엇일까.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 전문기업 비댁스는 바로 ‘외환 규제 완화’를 꼽았다.
외국인이 원화를 조달하거나 결제에 활용하려면 국내 외국환은행에 계좌를 개설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다. 이 같은 제약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해외 유통을 어렵게 한다는 게 비댁스 설명이다. 다만 인프라 측면에서는 이미 상용화 여건이 충분히 갖춰졌다고 평가했다.
류홍열 비댁스 대표는 22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6 더벨 스테이블코인 포럼’에 참석했다. 이날 포럼은 ‘디지털 원화의 조건: 발행, 유통, 그리고 신뢰’를 주제로 진행됐다.
류 대표는 포럼 마지막 세션인 대담에 참석했다. 이날 대담은 해시드 공동창업자인 김성호 파트너 좌장을 맡아 리드했으며 커크 A. 컬리모어 주니어 미국 유타주 상원의원과 데이비드 카츠 서클 아시아태평양(APAC) 부사장, 닉 머살렘 아발란체 아바클라우드 CEO가 자리를 함께하며 스테이블코인 산업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류 대표는 먼저 국내 디지털자산의 법적 지위가 여전히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에서 디지털자산은 법적으로 답보 상태에 있다”며 “현재 디지털자산은 상품이나 증권, 법정화폐로 분류되지 않은 채 사실상 ‘디지털 증표’로 취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법적 성격 때문에 한국 전통 금융기관들이 디지털 자산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허들”이라며 “가장 시급한 과제는 디지털자산이 기관과 금융기관이 취급할 수 있는 자산군으로 편입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입법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내년부터 디지털자산 과세 시행이 예정돼 있어 업계에서는 제도 기반 없이 과세만 앞서간다는 반발이 나온다.
류 대표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 경험도 공유했다. 그는 “기술이나 금융 인프라 측면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다”며 “가장 큰 허들은 캐피털 컨트롤에 있다”고 했다.
이어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성장하려면 국내에만 머물지 않고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어야 한다”며 “예를 들어 (해외에서) KRW1을 발행받아 보유하려면 원화 계좌를 보유하거나 원화를 국내로 송금할 수 있어야 하지만, 현행 외환 규제 아래에서는 해외에서 원화 계좌를 개설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문제는 점진적으로 해소될 전망이다. 정부가 외국인도 자국 은행을 통해 원화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하고 있어서다. 이를 통해 원화를 ‘규제 통화’에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통화로 전환한다는 목표다. 다만 구체적인 시행 시점과 세부 방안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류 대표는 국내 디지털자산 산업이 안고 있는 구조적 한계도 짚었다. 그는 “디지털 자산 업계는 그동안 규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리테일 위주로만 성장해왔다”며 “글로벌 마켓과 비교해서는 왜곡된 시장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제정돼 전통 금융회사와 테크 기업, 디지털자산 기업이 함께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길 바란다”며 “비댁스도 그 과정에서 맡을 역할을 찾겠다”고 부연했다.
비댁스는 국내 최초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KRW1)을 발행한 기업이다. 복수의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발행, 유통 가능성을 검증해왔다. KRW1은 발행액과 같은 규모의 원화를 100% 준비금으로 적립해 시중은행 계좌에 예치하는 방식으로 운용한다. 올해 3월에는 수탁 자산 규모(AUC, Assets Under Custody) 800억원을 돌파하며 국내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시장 최대 규모를 기록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