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자컴퓨터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언젠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이 뚫리는 것 아닌지”라는 질문이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 당장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 다만 디지털 자산을 장기적으로 보유할 법인이라면 미리 점검해둘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양자컴퓨터는 왜 암호화폐에 위협이 되는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소유권은 암호학에 기반한다. 사용자는 개인키(Private Key)로 거래에 서명함으로써 해당 자산의 소유자임을 증명하며, 이때 사용되는 전자서명 체계는 타원곡선 암호학을 기반으로 한다. 현재의 일반적인 컴퓨터로는 공개키를 알고 있어도 개인키를 역산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문제는 충분한 성능의 오류보정 양자컴퓨터가 등장했을 경우다. Shor 알고리즘은 큰 수를 소인수분해하거나 이산로그 문제를 빠르게 풀 수 있는 양자 알고리즘으로, 기존 컴퓨터로는 사실상 불가능한 이런 계산을 짧은 시간에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 암호체계의 근간을 흔들 잠재력을 갖고 있다. 이 알고리즘을 실행할 수 있는 규모의 양자컴퓨터는 이론적으로 현재의 타원곡선 암호체계를 위협할 수 있다.

<출처> Google Research, Safeguarding cryptocurrency by disclosing quantum vulnerabilities responsibly (2026.03.31)
“This is an approximately 20-fold reduction in the number of physical qubits required to solve ECDLP-256.”
실제로 2026년 3월 구글 퀀텀 AI(Google Quantum AI) 연구팀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사용하는 타원곡선 암호체계(secp256k1)를 깨는 데 필요한 물리적 큐비트 수가 기존 추정치보다 약 20배 가량 줄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다만 이런 공격이 실제로 가능한 양자컴퓨터는 여전히 존재하지 않는다. 자산을 장기간 보관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지금 당장의 위험보다, 향후 수년에서 수십 년에 걸친 암호체계 변화 자체를 리스크 요인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미 공개된 공개키는 되돌릴 수 없다

<출처> Simple Mining, Can Quantum Computing Break Bitcoin? A Technical Reality Check (2026.01.28)
Quantifying the Risk: Approximately 28.6% of the circulating Bitcoin supply (6 million BTC) currently has exposed public keys. This includes the famous “Satoshi coins” (P2PK) and addresses that have been reused, making them vulnerable to future quantum decryption (“Harvest Now, Decrypt Later”) without needing to break SHA-256 hashing.
블록체인은 거래내역이 공개적으로 기록되고, 한번 기록된 데이터는 삭제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비트코인은 주소 유형에 따라, 이더리움은 한 번이라도 거래를 전송한 계정이라면 공개키가 온체인에 노출된다. 이더리움 공식 자료에 따르면 거래를 보낸 계정의 공개키는 온체인에 노출되며, 향후 충분히 강력한 양자컴퓨터가 이로부터 개인키를 도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설명한다.
이미 공개된 정보는 다시 비공개로 되돌릴 수 없다는 점이 핵심이다. 개인키를 확보한다는 것은 곧 자산을 이동시킬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는 의미이며, 공격자가 개인키를 확보하면 정상적인 소유자와 동일한 방식으로 자산을 이동시킬 수 있다.
실제로 업계 추산에 따르면 과거 거래 이력으로 공개키가 이미 노출된 비트코인은 약 604만 개로, 총발행한도(2,100만 개) 기준 약 28.6%에 해당한다. 이 중 사토시 시대의 초기 코인(P2PK)이나 주소 재사용으로 인한 ‘구조적 노출’이 192만 개(약 9.6%)를 차지하며, 이는 지갑 관리와 수탁 운영 방식이 공개키 노출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출처> Ethereum – Post-quantum cryptography on Ethereum (2026. 07. 12)
“The Ethereum Foundation has a dedicated post-quantum research team, and a structured “Lean Ethereum” roadmap targeting 2029 for full post-quantum protection”
이런 배경에서 양자내성 암호체계(Post-Quantum Cryptography)는 이미 상당 부분 표준화 단계에 진입했다. 이더리움 재단은 포스트 퀀텀(Post-Quantum) 전담 연구팀을 지난 1월에 신설했고, 2029년까지 완전한 양자내성 전환을 목표로 하는 ‘Lean Ethereum’ 로드맵을 공개한 바 있다
자산 이전, 실무적으로는 누가 관리하는가
여기서 실질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새로운 양자내성 암호체계가 도입된다고 해서 기존 지갑의 자산이 자동으로 안전해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과거 거래로 공개키가 이미 노출된 지갑은, 기존 주소에서 양자내성 주소·계정으로 자산을 옮기는 마이그레이션 과정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 (이더리움의 경우 계정 추상화를 활용해 주소 변경 없이 인증방식만 전환하는 방법도 로드맵에 포함돼 있다.)
문제는 이 마이그레이션을 누가, 언제 챙기느냐다. 법인과 기관급 환경에서는 이 지점이 더 복잡해진다. 담당자가 퇴사하거나 조직 구조가 바뀔 수 있고, 자산 이전에는 내부 규정상 여러 단계의 결재가 필요할 수 있다. 수십 개에서 수백 개에 이르는 지갑 중 어떤 지갑이 새로운 암호체계로 이전됐고 어떤 지갑이 아직 남아있는지 추적하는 작업 자체가 상당한 운영 리스크로 작용한다.
즉 디지털 자산 보관의 핵심은 ‘개인키를 안전한 곳에 두는 것’에서 끝나지 않으며, 변화하는 보안 환경에 조직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대응하는 체계까지 포함한다.
전문 커스터디가 담당하는 역할

<출처> Glassnode research – Measuring Bitcoin’s Quantum-Exposed Supply (2026. 05. 20) – Bitcoin Supply by Quantum Safety (Share)
“Structural exposure accounts for 1.92M BTC, equivalent to 9.6% of issued supply. … underscoring the role of wallet hygiene and custody practices in reducing public-key exposure.”
장기간 대규모 디지털 자산을 관리해야 하는 법인이라면, 앞서 언급한 마이그레이션 이슈를 스스로 모니터링하고 대응할 조직·프로세스를 내부에 갖추고 있는지가 관건이 된다. 전문 커스터디 업체의 역할은 바로 이 지점에 있다. 단순 보관을 넘어, 블록체인 네트워크 업그레이드·보안 취약점·암호체계 변화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대응하는 운영체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비댁스는 MPC(Multi-Party Computation) 기반 수탁 인프라와 자금세탁방지 체계를 바탕으로 기관급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기관용 디지털자산 인프라 파트너사의 MPC-CMP 구조를 기반으로, 하나의 완전한 개인키를 특정 장소에 생성·보관하는 대신 여러 독립적인 환경에 암호학적 정보를 분산시켜 거래에 서명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를 통해 단일 기기나 단일 관리자의 침해가 곧바로 전체 자산 탈취로 이어지는 단일 장애점(Single Point of Failure)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전문 커스터디를 이용한다고 해서 양자컴퓨터 리스크가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양자내성 전환은 블록체인 프로토콜 자체의 업그레이드와 지갑 인프라의 대응이 함께 이루어져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복잡한 기술 변화를 개별 기업이 직접 추적하는 대신, 전문 인프라와 운영조직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전문 커스터디의 실질적인 장점으로 꼽힌다.
셀프커스터디의 문제는 ‘오늘 안전한가’에서 끝나지 않는다
하드웨어 월렛을 구매하고 니모닉을 금고에 넣어두었다고 해서 앞으로 20년 동안 자산이 자동으로 안전하게 보관되는 것은 아니다. 블록체인은 계속 발전하고 있다. 암호체계도 변화하고, 지갑도 변화하며, 새로운 공격방식도 등장한다. 양자컴퓨터는 이러한 장기적인 변화 중 가장 큰 변수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다만 수십억 원 이상의 디지털 자산을 장기간 관리해야 하는 법인이라면, 앞서 언급한 마이그레이션 이슈를 스스로 모니터링하고 대응할 조직·프로세스를 내부에 갖추고 있는지가 관건이 된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지갑 관리·수탁 운영 방식 자체가 공개키 노출 위험을 좌우하는 만큼, 전문 커스터디 업체의 역할은 바로 이 지점에 있다.
개인에게 셀프커스터디는 여전히 훌륭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다만 수십억, 수백억 원 이상의 디지털 자산을 장기간 관리해야 하는 기업에게는 개인키를 직접 보관하는 것보다, 전문적인 보안 인프라와 운영체계, 그리고 지속적인 기술 대응능력을 갖춘 커스터디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결국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의 가치는 단순히 ‘키를 대신 보관해주는 것’에 있지 않다. 변화하는 기술과 위협 속에서 자산을 지속적으로 안전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 그것이 양자컴퓨터 시대가 다가올수록 전문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의 역할이 커지는 이유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아직 조직 내에서 정리하지 못했다면, 관련 논의를 시작해볼 시점일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Q. 양자컴퓨터가 지금 당장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해킹할 수 있는가?
아니다. Shor 알고리즘으로 타원곡선 암호체계를 깨뜨릴 수 있는 규모의 오류보정 양자컴퓨터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2026년 들어 필요 자원 추정치가 여러 차례 낮아지면서, 장기간 자산을 보유하는 기업이라면 향후 변화에 대비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Q. 셀프커스터디와 전문 커스터디의 차이는 무엇인가?
셀프커스터디는 개인이 개인키를 직접 관리하는 방식이다. 전문 커스터디는 개인키 보관뿐 아니라 블록체인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암호체계 변화, 보안 위협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대응 체계까지 포함한다.
Q. 기업은 언제부터 양자내성 전환을 준비해야 하는가?
현재는 실질적인 위협 단계가 아니지만, 과거 거래로 공개키가 이미 노출된 지갑을 보유한 기업이라면 관련 표준화 동향과 마이그레이션 절차를 사전에 파악해두는 것이 권장된다.


